농심 신동원號 출범 "스타트업처럼 성장하자"

입력 2021-07-01 17:23   수정 2021-07-02 01:48

‘신동원호(號) 농심’이 닻을 올렸다. 농심을 창업한 고(故) 신춘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사진)은 1일 농심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신춘호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석 달 만이다. 1965년 설립된 농심(옛 롯데공업)은 56년 만에 ‘2세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신 신임 농심그룹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농심그룹의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신라면이 보이게 하라”는 창업자의 유지를 계승해 ‘글로벌 1위 라면기업’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성장 없이는 미래 없다”

농심은 최근 임시이사회를 열어 신동원 농심 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이사회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신 신임 회장은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농심에 입사했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농심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국제담당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00년부터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부친을 보좌해왔다.

신 회장은 임직원에게 전한 취임사에서 ‘미래’와 ‘성장’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신 회장은 “잘 해온 것은 계속 잘 해나갈 것이며,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고쳐나가겠다”며 “미래는 곧 성장이며 성장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심도 1965년에는 스타트업이었다”며 “임직원 모두가 젊은 피가 돼 스타트업처럼 활발하게 성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국내에선 신사업 투자와 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농심이 준비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사업은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이다. 농심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 태경농산이 함께 선보인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은 신 회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은 “사내외 스타트업을 지원해 국내 식품산업 발전에 필요한 환경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농심은 올 연말 미국 제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2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기존 1공장과 합쳐 미국에서만 연간 8억500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된다. 신 회장은 “글로벌 라면기업 5위라는 성과에 선대 회장께서는 나름 만족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글로벌 1위를 꿈꾸고 있다”며 “생산과 마케팅 시스템을 세계 톱클래스로 재정비하고, 현재 30%대인 해외 매출 비중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업 다변화가 가장 큰 숙제
농심은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라면 시장의 56.4%, 스낵 시장의 30.3%를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 1위 업체다. 하지만 신 회장이 맞이할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건강식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인스턴트 라면시장은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새우깡과 양파링 등 오랜 역사를 지닌 스낵 제품이 선방하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스낵 신제품의 성과가 좋지 못한 점도 한계로 꼽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만 팔아 승승장구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변화가 신동원 회장이 당면할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농심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농심그룹 2세 경영은 별다른 잡음 없이 출발했지만 계열사 수직화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과제로 남아 있다. 농심그룹은 계열사인 율촌화학이 라면 포장재를, 태경농산이 라면스프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지난해 말 기준 율촌화학과 태경농산의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57%, 35%에 달한다. 농심그룹은 내년에 자산총액 5조원을 넘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상렬 농심 경영기획팀 부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 부장은 할아버지인 신춘호 회장에게서 20만 주를 상속받아 농심 지분의 3.3%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주주로는 최대 규모다. 업계에선 2세 경영체제에 들어간 만큼 3세인 신 부장도 조만간 임원으로 승진해 경영 수업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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